Bloger Interview2009. 2. 1.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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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때 많은 고민과 함께 미래에 대한 많은 불안이 있었다. 전자전기 공학부를 나왔지만, 나와 맞지 않는다는 생각과 함께 많은 고민을 했다. 무엇이 과연 내가 원하는 직업일까? 단 한 번도 누군가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한 적도 없고, 내 주변에서도 그런 질문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 다만 자신이 어떤 직업을 가져서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만 가진 채 학점, 토익 점수, 스펙에 열을 올렸다. 물론 나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였고, 그런 선택 또한 틀리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 그런 삶이 지겹고 싫어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한 것 뿐이었다.

 내가 무얼 좋아하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방향을 정할 수 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제일 못하는 것부터 해보기로 했다. 제일 못하는 일을 해보면 삶의 다른 부분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영업에 도전했다. 26년간 책상에 앉아 공부하던 나이기에 두려움과 불안감이 상당했다. 괜한 짓 한다는 불안감이 온 몸을 휘감았다. 영업이라는 것만 생각해도 긴장되고, 불안해졌다. 하지만, 마음먹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예전하고 똑같은 나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두려워도 일단 부딪치기로 했다. 그리고 이왕 할 거면 가장 어려운 영업에 도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보험, 수입자동차, 부동산, 네트워크 마케팅 등등... 고민 고민 하던 끝에 결국 가장 비싸게 취급되는 부동산 영업을 하기로 결정했다. 일단 고객이 나한테 찾아오는 인 바운드 영업보다는 아웃바운드로 내가 찾아가야 하는 영업이 더 어렵고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고 얼마 뒤 면접을 보니 다음 주부터 회사에 출근하라고 한다. 집으로 돌아오면서 나도 모르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제 죽었다!!!'

내가 영업을 시작한 날은 20071224일이다. 아직도 기억하는 이유는 크리스마스이브라는 특별한 날짜이고, 또 내가 왜 부동산 영업을 시작했는지 잊지 않기 위해서였다. 처음 회사에 갔을 때는 별나라에 온 기분이었다. 시끄럽고, 적응도 안 되며, 난리 부르스였고 시장 바닥이었다. 회사라면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연상했는데, 여긴 그와 정반대다. 회사에서 업무시간에 노래도 부르고, 춤도 췄다. 물론 한국인의 특성상 체면 때문에 춤을 신나게 추시는 분들은 적었지만, 그래도 끼가 있는 분들은 남들 앞에 나서서 몸을 흔드셨다. 정말 정신 없는 하루였고, 내가 이걸 과연 해야 될까라는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다. 그렇게 정신 없는 생활이 몇 개월 동안 반복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일상이 되었고, 새로 들어와서 어리둥절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재미있어했다.

 영업을 하는 동안 죽을 만큼 힘들었다. 거짓말 하나 안 보태고, 매일 긴장하고 두려움과 공포심을 느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겁나는 게 사람들부터의 거절이었던 소심한 성격이었기에 차갑게 거절당하면서 상처도 많이 받았다. 거절을 위한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 배신감도 많이 느끼고, 상처 받을 때도 많았다. 그러한 일들이 실적이 뒷받침 되어준다면, 좀 여유 있게 버틸 수 있었겠지만, 오르지 않는 실적에 몸과 마음이 매일매일 천근만근이었다. 속으로

나는 절대 영업하고는 맞지 않아.’

나 같은 사람이 어떻게 영업을 하겠어?’

그러다가 3개월 만에 큰 고비가 왔다. 도대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몸과 마음이 지쳐서 월요일 아침에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도저히 회사에 나가서 무언의 압박과 거절에 대한 두려움을 견디지 못할 만큼 몸과 마음이 힘들었다.

'이제 다른 거 하자. 이만큼 했으면 많이 배웠잖아.'

이러한 자기 합리화로 우울한 월요일 아침을 보냈다. 부서 분들에게 많은 전화가 왔지만, 하나도 받지 않았다. 그러다가 점심 무렵에 친하게 지내던 타 부서 사람에게 연락이 왔다. 그만두더라도 이 분에게는 인사하고 그만두자라고 생각하고 핸드폰을 들었다. 친한 사람이라 그랬을까? 아직은 시작도 못해본 영업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 일까?

"내가 도와줄까?"

라는 이 말에

"그럼 제가 어떻게 하면 되죠?"

라는 물음을 그 분에게 던졌다. 그리고는 그 분이

"그럼 기다려봐!"

이렇게 말씀하셨다.

그 뒤 그 분의 도움으로 예전보다는 적응하는 게 훨씬 쉬웠다. 그 뒤로도 종종 오는 위기들을 주변 사람의 도움을 통해서 극복해 나갔다. 하지만, 남의 도움만으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없는 실적. 내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건 누구도 도와줄 수 없고, 나 스스로 해결해야 되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주변 분들이 하는 방법들은 따라해 봤지만, 결과가 시원치 않았다.

그렇게 6개월을 버텼지만, 실적은 도통 오르지 않았다. 부동산 영업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너무 실적이 없기에 스스로도 힘들었고, 회사에서도 체면을 세우기 어려웠다. 고민도 많이 했다. 아는 동기들과 농담 삼아서 ‘이번 건 계약 안 되면 회사 나갈 거야.’ ‘이번 달 안으로 그만 둬야지.’ 등등 숱하게 이런 이야기를 서로 하곤 했다. 원래 목표가 1년 이었기에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안에 실적을 올리고 싶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 보았지만 도통 길이 보이지 않았다 .죽을 만큼 힘들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 단 한 가지 믿음은 이 고통이 반드시 나중에는 나에게 값진 보석으로 돌아오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래서 1년은 꼭 채우고 싶었다. 스스로에 대한 약속임과 동시에 의지가 약했던 내 자신에 대한 약속이기도 했다.

 매일 무엇이 좋을까 생각했다. 각종 전화번호부터, 인터넷에서 고객을 찾아보기도 했지만, 쉽지 않았다. 솔직히 쉽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고생을 하다 블로그를 운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딱히 블로그를 통해 영업을 하겠다는 생각보다 내가 가진 여러 가지 경험이나 부동산을 취급할 때 조심해야 하는 점들, 부동산 업계의 진실 등 일반인들이 접하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다루고 싶었다. 종종 부동산으로 피해를 보시는 분들이 있다. 작은 돈도 아니고, 그렇다고 큰 부자이셔서 몇 억 날려도 상관없는 분들이 아니라, 평생 모으고 모은 돈으로 투자를 하고 싶지만 잘 알지 못해서 손해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경우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있는 그대로 솔직한 입장에서 부동산을 바라보는 나의 생각을 글로 썼다.

 1개월, 2개월, 3개월……. 시간이 갈수록 방문자수가 늘었다. 물론 무척 천천히 늘어났지만, 하루하루 늘어가는 방문자 수를 바라보면서 즐거워했다. 그러면서 종종 쪽지를 받았다. 내용인즉슨 ‘부동산에 큰 꿈을 가지고 있으니까 여러 가지 정보를 달라’ ,‘조언 좀 해주세요.’ 이런 쪽지들이 많이 왔고, ‘어디어디 투자했는데 전망이 어때요?’ 이런 글들도 심상치 않게 올라왔다. 부동산에 취업하려고 하는 학생들에게는 ‘부동산=부자’ 라는 공식이 머릿속에 무의식적으로 박혀있는 것 같다. 딱 몇 개월만 해보면 그런 환상은 여지없이 무너진다. 그리고 현실이 다가온다. 그것도 아주 차갑고 우울한 현실.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부동산 영업을 해보라고 한다. 그래야 세상이 얼마나 차가운지 느낄 수 있으니까. 무조건 긍정적인 마인드도 좋지만, 현실을 외면한 절대 긍정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절대적인 긍정이란 현실의 어려움을 충분히 알고 난 뒤에 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나에게 이런 저런 투자처를 문의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이런 적이 없었는데 묘한 환희를 느꼈다. 그렇게 물어보는 사람이 차차 늘어나더니 나를 만나보고 싶다, 회사를 방문해 보고 싶다는 사람이 생겼다. 처음에는 부장님도 반신반의 하셨다. 인터넷을 통해서 연락오시는 분들은 그냥 정보만 얻고 싶어서 오는 거고, 절대 투자 안 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하지만 내가 열심히 하는데 성과가 없으니 안쓰러웠는지 오시는 고객에게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그렇게 회사를 방문하는 고객들이 많으니 어느 순간에는 정말 투자에 관심 있으신 분도 생기고, 그런 사람 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정말 가슴 떨리고 긴장되는 하루 하루였다. 예전에 희박해 보이던 가능성들이 이제는 어느 정도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자 가슴이 벅차 오르고, 왠지 모를 설레임에 하루하루가 걱정도 되면서, 즐겁기도 묘한 느낌이었다. 그러면서 어느 확신이 들었다. 이렇게 된다면 실적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도 편해지고, 고객을 대하는 내 태도에도 여유가 생겼다. 예전에 좀 경직된 모습과 다르게 여유 있는 내 모습에서 고객들도 마음이 편해서 그런 걸까? 꿈에도 그리던 계약이 나왔다. 하지만, 내 마음은 당연한 일이 일어난 듯 태연하고 침착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이런 일이 생기는 게 당연하리라는 듯이 자연스러웠다.그 뒤로는 여유롭고 느긋한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영업조직이란 특성상 오랜 기간 실적이 없으면 해고를 당하는 냉정한 사회이다. 계약이 인격이라는 말이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의미를 뼈 속 깊이 통감했었다. 나도 잘릴 뻔한 위기를 블로그 덕분에 무사히 넘기고, 회사에서 인정받는 직원 중에 한 명이 되었다. 지금은 스스로에게 약속했던 1년이 지나서 다른 일을 찾고 있지만, 나에게 블로그는 아주 고마운 친구며, 세상을 가르쳐준 스승이다. ‘블로그’ 비록 세자로 이루어진 단어지만, 세상의 수많은 사람과 나를 연결해주는 방대한 문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통해 수많은 사람과 공감하고 웃고 떠들고 대화하고 만났다. 나에게는 그런 경험을 선사해준 블로그가 고맙고 감사하다. 결국 누구에게나 평등한 블로그라는 세상. 자신이 블로그를 어떻게 이용하는가에 따라 수많은 기회의 문이 되어줄거라 확신한다.

성재의 SPECIAL 노하우

1. 최대한 솔직하게 쓰자.

블로그는 자신을 표현하는 공간이다. 이 공간에서 상대방에게 신뢰를 줄려면 최대한 솔직하게 쓰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에 있는 글을 쓸 때만 상대방의 마음 역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소비자의 입장에 서라.

사람들이 당신 말에 귀를 기울이는 때는 회사 입장에서 무엇을 홍보하려고 할 때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회사 제품의 장단점, 일반인들이 알기 힘든 회사 이야기를 할 때이다. 소비자가 관심이 가질만한 이야기를 해라.

3. 블로그의 생명력은 태그이다.

태그 선택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수많은 고객이 당신의 홈페이지를 방문해서 어떤 물건을 구입하기보다, 선택된 가망 고객이 당신의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건 선택의 문제이다. 유행을 따라서 가십성 기사로 방문자를 몇 만 명씩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지만, 그러한 고객들은 당신에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 기사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기사를 읽고 나면 미련 없이 당신 홈페이지를 떠날 것이다. 가망고객의 눈으로 주요 태그를 선점하라. 주요 태그에 글을 집중하는 전략도 써볼만 하다. 상위 링크된 당신의 글을 몇 번씩 읽는 다면 자연히 그는 당신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4. 페이지 뷰를 높여라.

방문자 수보다 더 중요한 것은 페이지 뷰이다. 방문 자수는 당신의 홈페이지를 방문한 사람 수이지만, 정작 당신의 고객은 당신의 블로그를 자세히 본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 당신에게 관심을 가져야 소비 행위가 일어날 확률이 높다. 너무 방문자 수에 연연하지 말자. 대신 어떻게 페이지 뷰를 높일지에 대해 고민하라. 글을 재미있게 쓰던지, 남들이 알지 못하는 이야기를 쓰던지, 그들의 관심을 끌만한 무언가를 제공해라.

5. 스크랩은 매력 없다.

스크랩이 자신을 대변할 수 없다. 스크랩이 많아질수록 당신의 블로그의 고유 색깔은 약해질 것이다. 되도록이면 스크랩 보다는 자신이 손수 쓴 글을 올리자. 짧은 글이나 어색한 사진도 괜찮다. 오히려 어색해서 더 진실해 보이는 경우도 많다. 전문가가 아니라고 낙담하지 말고, 당신의 어색함조차 색깔로 만들자.

 6. 글과 이미지 또는 UCC

내 블로그는 이웃을 통한 것이 아니라 태반이 검색을 통해서 들어오는 고객이었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은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고는 미련 없이 떠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그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글만의 매력뿐 아니라 이미지 또한 신경 써야 했다. 종종 한 장의 이미지가 몇 페이지의 글보다 나은 경우도 비일비재하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Posted by 생존자